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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 버스안에서 본 예쁜 다리

1. 너무나 추운 출근길이었습니다. 나는 서둘러 버스에 올랐고, 버스 안의 온기를 느끼며 생각을 비우고 잠시 있었데 앞에 손잡이를 잡고 서 있는 학생의 매끈한 다리를 한참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작년에 가장 많이 팔렸다는 뉴발란스 운동화에 검정색 스타킹을 신은 그 학생의 각선미는 그야말로 매끈했습니다. 다리가 아주 얇아서 애잔함을 불러일으키는 스키니 스타일도 아니고 섹시함을 불러일으키는 관능미의 스타일도 아니었습니다. 참 예쁘다라는 생각을 불러 일으키는 그런 다리였습니다. 그 다리를 보는 순간 동안에는 아무런 감정동요가 일지 않더군요. 이성의 대상을 보며 감정이 일지 않고 그 대상 자체의 아름다움을 느끼는 이런 경험은 참으로 묘하네요.   2. 글을 쓰며 느낀 점. – 글을 쓰고...

맥도날드와 롯데리아의 메뉴판

그 날 점심을 먹기 위해 들어간 맥도날드 매장에서, 카운터 뒤에 걸려 있는 맥도날드의 메뉴판에 놀란 나는 주문을 잊고 한참 동안 서서 그 메뉴판을 보고 있었습니다. 어쩌면 저렇게 간결하게 잘 만들었을까?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은 햄버거가 먹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면, 버거킹 아니면 맥도날드를찾습니다. 어쩔 수 없을 때만 롯데리아를 갑니다. 어느 날 대형마트에서 아내를 기다리는 날이 있었는데 그 때 마침 지하에 롯데리아가 있어 롯데리아를 방문한 적이 있었습니다. 나중에 맥도날드를 가보고 나서야 맥도날드 메뉴판이 쉽게 주문할 수 있도록 설계되고 디자인 되어 있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롯데리아와 버거킹의 메뉴판은 팔고 있는 모든 상품들이 메뉴에 다 적혀 있습니다. 그에 반해 맥도날드에서는 그 시간대에...

올 해의 사장상을 받은 그 사람

[episode 01] 그가 2012년 사장상을 받았다는 사실은 그에 대한 분노나 비난보다 사회에서의 성공이 어떠한 의미를 지니는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게 했습니다. 그는 현재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의 고객사 영업담당자입니다. 그 회사는 100대 기업 안에 드는 대기업입니다. 즉, 갑 회사의 영업담당자라는 것이지요. 우리 회사는 프로젝트를 따내기 위해 나를 제안TF팀에 참여시켰고 TF안에서 일하면서 공식/비공식적인 전체적인 진행경과에 대한 많은 정보들을 같이 공유하게 되었습니다. 그 담당자는 우리 회사를 밀어준다는 명목하에 대가를 원했고 대표이사는 그 대가를 그에게 쥐어줬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대가는 술접대, 2차접대, 뇌물공세 등등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프로젝트의 견적서는 원청 클라이언트도 모르는...

나의 페르소나, 그 관계들

“팀장님은 참 말을 잘하시고, 시원하게 대화를 잘 풀어가시는거 같아요” (20대 여성 팀원 / 30대 협력업체 팀장) “안팀장은 능력이 좋아 일처리는 명쾌한데, 가끔 살갑지 못한 부분이 있어” (40대 협력업체 대기업 부장) “형은 참 유쾌하게 발랄해서 좋아요. 센스가 좋아요” (30대 동생) “저 사람은 참 경박스럽고 굉장히 수다스러워. 남자가 진중하지 못하고 어찌 저리 까불어댈까?” (30대 동호회 인맥) “인디는 전형적인 나쁜 남자 스타일이야. 근데 참 미워할 수가 없어. 묘한 남자야”(30대 여성 인맥)” 안팀장은 조직을 장악력하는 리더 타입은 아닌 거 같아. 조직이 원하는 그런...

자기조절력에 대한 고찰, 감정편

ACT 1 : 내가 좋아했던 (의식)행동으로 나의 마음을 가라앉히기 . 책임을 회피하고 변명하기 바쁘며 상대를 향해 비난의 화살을 돌릴줄만 아는 그들이, 오전에 내게 말했던 그 말들이 머리속을 떠나지 않습니다. ‘그때 이런 말로 되받아칠껄, 아~ 왜 참았지?’ ‘이렇게 말해서 확~ 쥐잡듯이 잡았어야 했는데… 왜 안했지?’ ‘야~이 개새끼야! 누군 성질이 없어 참고 있냐. 쌍욕과 함께 책상을 확 엎었어야 했는데, 왜 못했을까?…’ 계속해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낮에 벌어졌던 그 상황이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머리 곳에서 계속 재현됩니다. 그로 인한 내 감정의 상태는 금세 바닥을 치는 것은 물론이고 내 자조력은 바닥을...

가장 기억에 남는 헌혈

한파가 몰아친 오늘, 점퍼를 두툼하게 입고 출근을 해서 내게 맡겨진 업무들을 처리하다보니 어느 덧 점심시간이 다가오더군요. 무얼하면 좋을까를 잠시 생각했습니다. 여기서 잠깐! 저는 점심시간에 따로 식사를 하지 않습니다. 간단한 샌드위치와 우유로 대신하고 개인적인 일들이나 유니컨 수업들을 틈틈히 합니다. 그래서 언제부턴가 점심시간이 되면 무얼 먹을까가 아니라 무얼하면 좋을까가 되어버렸습니다. 한파 때문에 추위를 너무 심하게 타고 있어 유니클로 히트택을 사러 나가려 했습니다. 그때 문득 얼마 전 내 핸드폰에 도착한 헌혈의 집 문자가 생각이 났습니다. 그때부터 고민이 시작되었습니다. 히트택을 사러갈지 아니면 헌혈을 하러갈지. 그 고민의 결정을 도운 것은 탁상달력에 빨갛게 표시된 글자였습니다. 성.탄.절 비록...

어머님에 대한 속상함으로 쏟았던 한없는 눈물

그날 밤 나는 영동고속도로를 운전하면서 한없는 눈물을 흘렸습니다. 눈물을 쏟으면서 잡은 운전대 위에는 부모님에 대한 온갖 저주들이 쌓여갔습니다. 저주와 함께 나의 태생과 나의 집 그리고 나의 부모님을 원망했습니다. 나의 결혼 준비는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지금의 아내와 연애를 했고, 그 연애의 끝이 오면서 자연스럽게 결혼 이야기가 오고 갔습니다. 의례 그렇듯이 남자가 먼저 아내의 집에 인사를 먼저 가게 되었지요. 처갓집은 딸이 5명 있었는데, 아내는 그 중에서 장녀였습니다. 인사를 하러 집안을 들어갔더니 벌써 대식구들로 시끌벅적하더군요. 어머님께서 차려주신 음식은 어느 잔치 만찬에도 뒤지지 않을 만큼의 호화스런 진수성찬을 마련해 놓으셨습니다. 전라도가 고향이신지라 잔칫상에는 홍어를 올려 놓으셔야 한다면서...

저급하고 유치한 감정을 통한 새로운 결심

오늘 나는 게시판을 보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아주 저급하고 유치한 감정상태를 느꼈습니다. 항상 높은 고차원적인 영성을 갈망하며, 깊은 사람이 되기를 추구하던 나였지만 오늘 내가 느낀 감정은, 내가 가장 역겨워하는 그 사람들이 갖고 있던 그 감정 그대로였습니다. 부끄러움만은 아니었습니다. 그 대상에 대한 화(Angry)까지 나를 휘어감았습니다. 심호흡을 해 봅니다. 이 감정이 나의 자조력을 무너뜨리지 않도록… 대상에 대한 실망감은 여전합니다. 더 깊게 가보겠습니다. 진정으로 인정 받을 때까지 나의 길을 오롯이 걸어가 보렵니다. 나는 나의 초식으로 그들과 경쟁하며 그 수련으로 인정받겠습니다. 칭찬과 인정을 갈망하는 유아기들이 갖는 원초적 욕망이 아직도 남아있지만 나는 참을 수 있습니다. 나는 다른...

중요한 결정이 필요할 때마다 찾았던 그 곳

내 인생에 있어 아주 중요한 결정을 요구할 때, 나는 항상 산을 찾았습니다.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그랬었습니다. 사회초년 시절, 이직 결정은 아주 무거운 짐이라 많은 고민의 시간을 요구했었습니다. 그리고 그 고민을 그냥 내키는대로 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최소한 그것에 대해 최선의 결정을 내렸다고 내 자신에게 말하고 싶었습니다. 어떤 원인이나 계기가 있었는지 기억 나지 않지만 그때마다 나는 산을 찾았습니다. 산에 올라 내렸던 결정들이 항상 옳았던 것은 아니지만 내게 후회를 가져다 주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정작 산을 오를 때는 오만가지 잡다한 생각이 떠오릅니다. 숨을 헉헉 몰아쉬면서도.. 내가 여기를 왜 왔을까? 앞으로 얼마나 더 가야 하나? 너무 힘든데 그냥 내려갈까? 내려가면 밥은 뭘로...

아름다움과는 거리가 멀었던 내 연애사

회사로 향하는 출근길 저 건너편에 내가 알던 그녀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긴가민가가 아니라 그때 헤어졌던 그녀의 모습이 분명했습니다. 나는 시선을 어디다 두어야 할 지 몰라 굉장히 당황스러웠었지만, 그녀는 한 곳에만 시선을 향한 채 그대로 걸어왔습니다. 하지만 알 수 있었습니다. 그녀도 분명히 나를 알아 차렸고 나에 대한 미움이 아직도 지워지지 않았다는 것을 그녀의 표정에서 알 수 있었습니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갓 사회생활을 시작했을 무렵, 회사를 다니면서 선릉에 있는 IT교육학원을 다니고 있었을 때였습니다. 그 과정을 듣는 사람들은 대부분이 직장인들이었습니다. 서먹서먹했던 몇주가 지나고 그 과정을 듣고 있는 몇몇의 직장인들과 친해져 강의가 끝난 후에는 뒷풀이를 하며 친목을 다져었었습니다. 그렇게 그렇게...

indymiae

글쓰기를 통해 내적 평안함을 얻는 경험을 종종 하고 있습니다. 이 곳에서는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진솔하게 글을 쓰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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