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기억에 남는 헌혈

한파가 몰아친 오늘,
점퍼를 두툼하게 입고 출근을 해서
내게 맡겨진 업무들을 처리하다보니
어느 덧 점심시간이 다가오더군요.
무얼하면 좋을까를 잠시 생각했습니다.

여기서 잠깐!
저는 점심시간에 따로 식사를 하지 않습니다.
간단한 샌드위치와 우유로 대신하고
개인적인 일들이나 유니컨 수업들을 틈틈히 합니다.

그래서 언제부턴가
점심시간이 되면 무얼 먹을까가 아니라 무얼하면 좋을까가 되어버렸습니다.
한파 때문에 추위를 너무 심하게 타고 있어
유니클로 히트택을 사러 나가려 했습니다.

그때 문득 얼마 전
내 핸드폰에 도착한 헌혈의 집 문자가 생각이 났습니다.
그때부터 고민이 시작되었습니다.
히트택을 사러갈지 아니면 헌혈을 하러갈지.
그 고민의 결정을 도운 것은 탁상달력에 빨갛게 표시된 글자였습니다.

성.탄.절

비록 주일미사도 제대로 지키지 않는 탕자와 같은 신자이지만
성탄절을 맞이해서 아주 작은 사랑을 실천할 기회다라고 생각했습니다.
그게 나를 뿌듯하게 해줄꺼야라는 생각으로
점심시간에 나가 헌혈을 하고 왔습니다.

크게 보면 아무 의미도 없는 28번째 헌혈일 뿐이었지만,
크리스마스 이브날에 한 헌혈이라고 생각하니
지금까지 한 헌혈 중에 오늘 헌혈이 가장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About the author

indymiae

글쓰기를 통해 내적 평안함을 얻는 경험을 종종 하고 있습니다. 이 곳에서는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진솔하게 글을 쓰는 중입니다.

Add comment

indymiae

글쓰기를 통해 내적 평안함을 얻는 경험을 종종 하고 있습니다. 이 곳에서는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진솔하게 글을 쓰는 중입니다.

Categories

Tag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