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test stories

자녀에게 권하는 방법

1. 내가 어렸을 때 우리 집은 그리 부유하지 않은 탓에 갖지 못했던 블록 혹은 프라모델에 대한 동경이 상당했었다. 그 시절 사내 아이들 중 누가 그 세계에 관심이 없었을까? (리노님은 그다지 없었던 것 같지만.. 어쨌든) 성인되고 사회에 나가 내 손으로 직접 돈을 벌게되자 어렸을 때 동경으로 남아 있던 LEGO에 눈이 가게 되었고 그때부터 그 LEGO는 내 취미생활 중 하나가 되었다.   2. 흔히들 LEGO가 창의력에 좋다는 이야기를 한다. 특히 부모들이… 내 나이 또래의 부모들은 그 이야기를 듣고 다양한 블럭들을 아이들에게 사주지만 아이들은 금방 흥미를 잃거나 블럭에 취미를 쉽게 붙일 생각을 않는다. 혹은 몇 번 놀다가 아예 쳐다보지도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부모가 아이들이랑...

일상, 시간의 흐름, 서글픔 그리고 망각

1. 알람이 울린다. 아이폰을 집어들고 화장실로 먼저 간다. 몽롱한 정신으로 불을 켠 후, 아이폰으로 MBC라디오를 켜 놓는다. 음악을 들으며 세수를 하고 양치를 하며, 머리를 감는다. 거실에는 아직도 아이들이 자고 있다. 냉장고에 밥을 꺼내 전자레인지에 넣고 2분 타이머를 맞춘다. 전자레인지가 돌아가는 동안 다시 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레인지의 불을 땅긴다. 후라이팬에 열기가 올라갈 동안 나가서 조간신문을 가지고 들어온다. 계란을 깨드려 후라이를 두르고 난 후 레인지의 타이머가 아이들과 아내를 깨우면 안되니 미리 꺼낸다. 그리고 냉장고에서 반찬과 미리 꺼내놓고 물도 미리 따라 놓는다. 그 사이 계란을 뒤집을때가 됐다. 계란을 뒤집고 난 후 후라이팬에 불을 끈다. 나머지 열기로 나머지를 익힌다. 그 사이...

거래와 상처

1. 한 달전, 지인의 소개로 프리젠테이션을 위한 슬라이드 제작 의뢰 소개를 받았다. 그들과 사전 미팅을 통해 요청사항과 대금지급에 대한 사항을 명확히 서로가 확인했다. 그들의 태도와 작업의뢰에 대해 신뢰가 가지 않았지만 대표이사의 간절한 부탁에 의뢰작업을 수락했다. 그들이 원했던 최종 작업 결과물을 건내주고 그들에게 비용지급을 청구했다. 그 일로부터 정확히 한 달 반이 지난 어제 그 비용을 간신히 받았다. 전체 계약대금의 30%가 깍인체로.. 그것도 거부한다면 자신들은 당분간 못주겠다는 통보와 함께… 그 한 달 반동안 나는 이틀에 한 번씩 해당 담당자와 꼬박꼬박 통화를 해야 했으며 나중에 그 담당자는 내 전화 조차 받지 않았다. 어렵게 다른 담당자와 처음부터의 자초지정을 설명하면서 다시 협상을...

나의 아르바이트 이야기

고등학교 3학년부터 대학교 4학년때까지 나는 부단히도 아르바이트를 해왔었다. 대단한 학벌을 가지지 않앗기에 과외 아르바이트는 엄두를 못냈고 그저 건강한 몸으로 때울 수 있는 고소득 아르바이트를 했었다. 그때 남자들이 대부분 그러했었다.   1. 고향 원주에는 전국에서 가장 큰 삼양공장이 위치해 있다. 삼양공장에서는 정기적으로 대학생 생산직 알바를 채용했었는데 당연히 대학생들 사이에서 그 경쟁이 치열했었다. 삼양이었으니까. 라면 혹은 짱구, 사또밥, 카라멜 팝콘과 같은 인기 생산라인을 동경했었지만 나와 내 친구는 화려한 등빨 덕분에 간장 생산 라인에 들어갔다. 집에서 요리를 위해 쓰는 집-간장이 아니라 대형식당에서 쓰는 20L 이상이 담기는 커다란 흰색 플라스틱 용기가 가득찬 삼양간장 생산라인. 그...

일상의 유혹을 떨쳐준 그 행복감

퇴근이 늦었다. 집으로 향하는 밤 공기가 차다. 집에 들어가보니 큰 녀석이 누워서 뒹굴뒹굴 TV를 보고 있다. 아빠가 다녀왔다는 말에도 시큰둥하다. 속상함을 떨치기 위해, 큰 놈에게 호떡이랑 오뎅을 사먹으로 나가자 한다. 그랬더니 좋아하는 TV 보기를 그만두고 바로 옷을 챙겨입는다. 나는 베란다에 모셔둔 싸이클을 꺼내 나서고 큰 놈은 씽씽이(일명 퀵보드)를 꺼내들고 아빠를 재촉한다. 내가 앞장 설테니 내 뒤를 따르라고. 아파트 단지의 풍광은 언제봐도 멋지다. 커다란 잎이 달려 있는 플라타너스와 샛노랗게 물들여진 은행나무는 역시 가을이 가장 잘 어울린다. 은은한 아파트 가로등이 그 풍광과 멋드러지게 어루러진다. 우리는 그 길을 달려나간다. 연실 따릉따릉 벨을 울려가며, 한 발로 열심히 씽씽이를 지쳐가는 큰...

친밀감은 어떻게 오는가?

그들과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최근에는 느낄 수 없었던 그런 친밀된 감정이 느껴진다.
그들을 만나러 갈 때는 그 약속이 기다려지고
그들과 만날때는 그 시간이 즐겁다.
재지 않아서 좋고, 격식을 따지지 않아서 좋다. 그리고 계산하지 않아서 좋다.
그들과 관계 보냈던 절대시간은 타 관계에 비하면 턱없이 적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더 즐거운 무엇일까?
친밀감이 꼭 시간에 비례하는 것만은 아닌것인지도 모른다.
그 상관성을 좀 더 유심하게 지켜볼 것이다.
시작을 지켜보았으니
그 지속성의 끈이 얼마나 길게 이어질 것인가를 볼 차례다.

Facebook과 내 안의 질투

F

페이스북. Facebook 페이스북은 멀리 떨어진 친구들에 대한 일상의 소식들을 전해준다. 맛있는 음식 사진들이 올라오고 자신들의 새로운 흥미거리를 올리고 그들이 겪고 있는 재미난 일상들이 올라오며 그들의 자녀들과 함께 한 사진들이 올라온다. 그리고 그들이 즐기는 여행사진들도… 그들이 올린 글에 <좋아요> 버튼을 눌러주고 인상적인 글에는 댓글로 그들과 소통한다. 나는 그런 페이스북을 적극적으로 이용한다. 페이스북 만큼은 아주 절친이 아니면 그들과 친구수락을 맺지 않는데 이것이 트위터와 다른 페이스북의 특성이다. 심지어 직장동료가 친구요청을 하는 것은 센스 없는 짓이다. 직장에서의 관계역시 사생활의 하나기 때문에 그것 조차 공유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친밀한 관계를 맺었던 내 친구들의...

준비된 부모라는 잃어버린 초심

나른한 오후. 하품의 횟수가 많아졌다. 꾸벅졸고 있는 내 모습을 본다. 조용한 사무실 공간에서는 타타닥거리는 키보드 소리만 들린다. 사무실 공간이 조용하다보니 여럿이 내는 그 키보드 소리가 굉장히 크게 들린다. 아이폰의 벨소리가 울린다. 이 적막함 속에서 모두의 시선을 내게로 집중시키는 것 같아 얼릉 핸드폰을 집어들고 사무실을 빠져나간다. 그녀와의 통화는 순식간에 졸았던 나를 극도의 불안상태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그 녀석은 준비되지 않은 부모 때문에 부모와 같이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사랑만 받기도 충분한데 매로 혼도 많이 났고 또 자신이 응당 받아야 할 모든 사랑을 새로 태어난 놈에게 뺏기는 수탈의 경험을 겪어야 했다. 커져가면서 우리에 대한 사랑 표현방법이 점점 그릇된 방향으로 나타난다...

삶 속에서의 여전한 흥청거림

클라이언트 주재로 진행된 저녁 프로젝트 회식. 5개 이상이 붙여져 길게 펼쳐진 좌식테이블에는 가지런히 수저와 글라스 컵, 소주잔 그리고 정갈한 밑반찬들이 미리 세팅이 되어 있었다. 동그랗게 말린 하얀 손수건과 함께. 순차적으로 도착한 사람들은 하나 둘씩 자리에 앉아 열심히 날라져온 고기를 굽고 있었다. 불과 5분도 채 되지 않아서 서로가 서로에게 잔을 채워주고 있었고 자신을 소개하고, 명함을 건네며 통성명을 하고 있었다. 서빙을 보는 웨이트리스가 오가는 횟수가 점점 많아진다. 실내는 어느덧 자욱한 고기연기로 가득찼다. 사람들의 웃음소리와 목소리는 더욱 더 커졌고 그 시끄러움에 묻히지 않기 위해 더 크게 이야기 해야만 했다. 영업팀 과장이 술병과 술잔을 들고 이곳저곳을 다니며 술잔을 기울인 덕택에 다행히...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

태국으로 가는 총 20일간의 자유여행. 자유여행인지라 모든 것을 우리가 다 철저히 준비해야했다. 해외자유여행은 시간적으로나 금액적으로나 상당한 부담을 감수해야 했기에 그 시행착오를 최대한 줄여 효율적인 여행을 하는 것이 최대 목표였다. 그때는 그랬다. 매일 매일 여행 사이트를 접속해서 그들의 후기를 읽고 엑셀로 스케줄과 비용을 체크해가며 여행지의 동선을 계획해 나간다. 그렇게 30여일 이상을 준비하며 설레였다. 모두가 그렇겠지만 소풍보다 소풍을 기다리는 그 설레임이 더 즐거운 법이다. 카오산 로드에서 느낀 전세계 젊은이들의 자유로움이 멋졌다. 현지인들이 즐겨찾는 맛집을 찾아서 먹었던 그 음식과 시원한 맥주맛이 아직도 기억난다. 이름도 모를 터미널을 찾아 손짓과 그림으로 푸켓행 티켓을 사서 밤새 버스를 타고...

indymiae

글쓰기를 통해 내적 평안함을 얻는 경험을 종종 하고 있습니다. 이 곳에서는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진솔하게 글을 쓰는 중입니다.

Categories

Tag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