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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열정을 바라보는 시선

출근시간을 전후로, 그 짧은 시간 동안  강남역 1번 출구에는 최소 몇 만명의 사람들이 지나다닌다. 그 많은 시선들에게 ‘혹시나 자신이 오해받으면 어쩌지?’라는 시선따위로 그만둘 사람은 아니었다. 마치 그 모습은 성경에서나 볼 법한 선지자의 모습과도 같았다. 새로운 프로젝트를 위해 투입된 사업지 파견장은 강남역 1번 출구 바로 뒷블럭이었다. 그간 많은 사업장에 파견 되었었지만 강남역은 처음이었다. 뭐랄까, 술자리에서만 만나던 여자친구를 회사에서 만났다는 느낌이랄까. 내게 강남역은 술을 마시기 위해 가는 장소였을 뿐인데 이제 이곳은 나에게 밥벌이를 하기 위한 장소로 바뀌었다. 삑 소리와 함께 개찰구를 나와 서로의 뒷모습만을 보며 1번 출구로 향하는 직장인들을 볼 때면 한 출구를 향해...

BOOK, 영국사 (앙드레 모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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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나에게 <영국사>읽고 난 소감을 묻는다면 영국인이 아닌 프랑스 사람이 쓴 이 역사서는 길고 긴 영국의 시간 흐름을 거시적이면서도 세부 사건들을 꼼꼼히 기록한 역사서라고 답할 것이다. <고대 그리스의 영광과 몰락>이 스토리텔링이 느껴지는 이야기적 흐름이 느껴진 역사서였다면 <고대 로마의 24시간>은 현대적인 컨셉력과 센스로 편집된 TV 다큐멘터리를 본 느낌이었다. 이 두 편의 역사 서적과 달리 모루아의 <영국사>는 사건의 흐름을 역사서가 가지는 전통적인 특성으로 상세하기 기술한 특징이 있다고 할 수 있겠다. 그렇게 읽혔고 그렇게 느껴졌다. 우리는 왜 영국인 스스로 쓴 영국사가 아닌 프랑스인이 쓴 영국사를 읽게 되었을까? 어찌하여 이웃나라인 사람이 쓴 역사서가...

혼밥의 재발견

여러분들은 혼자 식사할 때가 종종 있나요? 그렇다면 혼자 식사할 때는 어떻게 먹는지요? 나는 언젠가부터 식사를 할 때, 무언가를 보는 습관이 생겨져 버렸습니다. 예전에는 신문을 봤었고, 또 한 때는 만화책을 봤었으며 지금은 스마트 폰을 보며 식사를 합니다. 그 시작이 어떻게 시작되었지는 잘 기억이 나질 않네요. 막연하게나마 동시에 하면서 시간을 절약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면서부터였나 봅니다. 나의 과거를 돌이켜보면 식사라는 개념은 단순했어요. 그저 한 끼의 배고픔을 때우는 섭취하는 행위라고 말해도 지나치지 정도니까요. 이 표현이 너무 본능적이고 직설적이라 조금은 귀에 거슬리더라도 말이죠. 어렸을 때부터 가족이 둘러앉아 함께 식사를 함께한 기억이 많지 않습니다. 명절 차례상이나 제사 때 밥상을 제외하고는...

안보이는 실력에 대한 두려움

새로운 프로젝트에 투입되기 위한 프로필란에 ’13년 경력/고급’이라고 채워져 있다. 세상은 시간이 흘렀다는 이유로 내 실력을 측정하고 있으나 내 실력이 <고급>이라는 단어에 걸맞는지에 대한 의구심은 지금이나 여전하다. 지나치게 자신을 객관화하려는 내 기질의 산물이다. 항상 새로운 프로젝트에 투입될 때마다 나는 두려움이 앞선다. 더 크고 체계적인 조직에 다니고 있는 클라이언트를 만족시킬 수 있을지 점점 규모가 커져만 가는 TFT에 대한 통솔. 또 다시 등장한 새로운 기술들에 대한 이해도. 10년이 넘는 경력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 자신감이 쑥쑥자라기는 커녕 앞으로도 계속 버텨낼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이 먼저다. 오늘은 기술관련 이슈회의가 있는 날이다...

Book, 고대 그리스의 영광과 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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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의 역사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미노아 왕국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해서 아테네의 해상장악과 스파르타의 집권 그리고 알렉산드로스의 원정으로 이어지는 마케도니아까지, 시간의 연대 흐름으로 이어지는 이 책 <고대 그리스의 영광과 몰락>은 굉장히 많은 인물들이 등장함에도 불구하고 어렵지 않게 읽혀지는 힘을 가지고 있다. 그리스에 대한 저자의 전문성과 대중에게 쉽게 다가기 위한 균형적 노력이 주효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이 책을 통해 유니컨에서 배웠던 GLA 문학에 대한 배경 이해가 훨씬 높아졌음은 물론 더 이상 <그리스>라는 키워드가 낯으며 오히려 친숙해졌다는 사실이 이 책을 읽은 후의 유익이다. 역사의 흐름이다보니 시대의 흐름에 따라 역사적 사건들을 조망하는 것을 기본 골격으로 하는데...

Book, 스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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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를 위해 책장에서 책을 꺼냈을 때, 책 안에는 수 많은 밑줄과 메모 그리고 포스트 잇이 덕지덕지 붙어 있었다. 프레젠테이션에 한창 빠져 공부하고 있었을 때 강의에 활용할 요량으로 오랜 시간 붙잡고 매달려 있었는데, 그 때의 그 흔적들이었다. 서점에서 나를 사로잡았던 <사람의 뇌리에 착 달라붙는 메시지의 힘>이라는 강력한 키워드. 히스 형제인 칩과 댄이 쓴 <스틱>은 스위치에 이어 두 번째로 익은 책으로 이 형제들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저자 중 한 명이기도 하다. 그 밖에도 내가 좋아하는 저자들을 잠시 적어보자면 <보랏빛 소가 온다>의 저자 세스 고딘과 <마케팅의 천재 맥스>를 쓴 제프콕스 등이 있는데 이들을 가만히 들여다 보고 있자니 어떤 공통점들이 느껴진다...

내가 시간을 쏟는 것들

앨릭 매켄지가 쓴 <타임전략>에서는 시간의 소중함을 알기 위해 시간 사용내역서를 써보라고 조언한다. 누구에게나 주어진 하루 24시간을 얼마나 허투루쓰고 있는지를 알게 해주는 간단하고 손쉬운 방법이다. 뿐만 아니라 시간 사용내역서는 내가 시간을 어느 곳에 쓰고 있는가를 돌아보게 해준다. <타임전략>의 저자는 시간 사용내역서가 단순히 생산성의 향상/증대를 위한 목적이 아니라 효과적인 관리를 통해 더 행복한 생활을 삶을 창조해 나가는데 있다고 말한다. 요즘 나는 어떤 곳에 시간을 주고 있으며 어떻게 시간을 보낼 때 가장 행복감에 젖는가를 생각해 본 적이 있다. 나의 선생님이 나와 내 친구들에게 ‘어떤 것들이 행복을 정의하는가?’라고 물으신 적이 있다. 선생님께서는...

내가 좋아하는 또 하나의 즐거움

1. 글쓰기라는 것은 작가라는 사회적으로 뭔가 있어 보이는 명함직책을 달고 싶어하는 속물들의 재수없는 지적 코스프레행위. 이 문장이 글쓰기에 대해 갖고 있던 나의 선입견이었다. (용어가 다소 과했지만 진솔하게 쓰고 싶은 마음을 그대로 적었고 이 역시 나의 색깔이니 너무 격하게 반응하지 마시길..) 글쓰기를 배운다는 것은 삶에 있어서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그런 지적허영심일뿐이라고만 생각했다. (사실 글쓰기를 배워서 어디다 쓴단 말인가? 회사동료와의 이메일을 주고 받기 위해서?) 그렇기에 유니컨이라는 비싼 교육과정 중 하나로 글쓰기가 들어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끌림이 반감된 건 사실이었다. 정작 글쓰기 수업이 진행 될때도 알지 못했던 재미를 이제서야 느낀다. 나홀로 하루하루 적어나갔던 모닝페이지와...

제주 자전거 일주기

[프롤로그] 한강은 자전거를 타기에 참으로 좋은 장소입니다.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페달을 밟아 내달리는 맛은 가슴에 청량감을 느끼게 해줍니다. 로드라서 그 맛은 훨씬 시원합니다. 한강은 낮에도 좋지만 야경도 멋져서 낮이나 밤이나 언제든지 라이딩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한강에서 타는 것도 이리 즐거운데, ‘아름다운 제주 바다를 배경으로 달리면 얼마나 황홀할까’라는 생각이 들어 와이프의 허가를 받아 제주도행 항공티켓을 예매하고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나랑 애들 없이 혼자 가면 좋냐?”라는 질책은 못들은채 했습니다)   [집 식구들을 떼놓고 혼자 떠나는 대범한 여행] 이번 제주 일주의 컨셉은 라이딩입니다. 주요 여행지 관람은 별로 관심도 없었고...

indymiae

글쓰기를 통해 내적 평안함을 얻는 경험을 종종 하고 있습니다. 이 곳에서는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진솔하게 글을 쓰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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