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고대 그리스의 영광과 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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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의 역사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미노아 왕국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해서
아테네의 해상장악과 스파르타의 집권 그리고 알렉산드로스의 원정으로 이어지는 마케도니아까지,
시간의 연대 흐름으로 이어지는 이 책 <고대 그리스의 영광과 몰락>은
굉장히 많은 인물들이 등장함에도 불구하고 어렵지 않게 읽혀지는 힘을 가지고 있다.

그리스에 대한 저자의 전문성과 대중에게 쉽게 다가기 위한 균형적 노력이 주효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이 책을 통해 유니컨에서 배웠던 GLA 문학에 대한 배경 이해가 훨씬 높아졌음은 물론
더 이상 <그리스>라는 키워드가 낯으며 오히려 친숙해졌다는 사실이 이 책을 읽은 후의 유익이다.

역사의 흐름이다보니 시대의 흐름에 따라 역사적 사건들을 조망하는 것을 기본 골격으로 하는데,
단순한 역사적 사실을 기술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해당 사건에 대한 전문학자들의 서로 다른 비판적인 시각들을 기술한 대목에서
저자가 얼마나 그리스에 대해 정통한 지식을 가지고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주요 인물들이 갖는 의미와 시대의 영향
그리고 정치/경제와 전쟁이 미치는 문학의 영향 등에 대한 균형적인 내용을 같이 다루는데 있어서
전혀 산발적인 느낌이 들지 않았는데, 이 부분에서 강한 인상적인 느낌을 받았다.
책의 유익을 떠나 이런 책을 접할 수 있었던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럽다.

(GLA 문학 때 들었던, 발음도 안되는 외계어에 가까운 인물명들이 이제는 친숙해졌고
몇명의 주요 인물들에 대해서는 이름을 확실히 기억할 수 있을 정도로
그리스에 대한 이해도가 완전히 높아졌다. 유니컨 정규수업 때보다 더 뿌듯함이 드는 건 왜일까? ^^)

어떤 대목에서는 영화에서 봤던 장면들을 떠올리면서 같이 비교하는 재미가 있었고
어떤 때는 GLA 수업을 리뷰하는 복습하는 느낌이 들어 또 다른 책읽는 재미가 느껴졌었다.
(특히 <6장 서양정신의 기원, 그리스 고전>편은 GLA 수업의 복습 차원으로 문학을 잘 정리해 준 장이다)
‘그리스는 참으로 매력적인 나라였구나’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든다.
오히려 현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이 그들보다 더 퇴보되어가고 있다는 느낌까지 들 정도였으니까.

(특히 p216에 기술된 내용 중,
2500년 전에는 당시 권력자들을 직설적으로 비판했는데 현대 그리스에서는 작품마저 상영할 수 없는 조치가 취해졌다는 사실이 언급된다. 비단 그리스 뿐만 아니라 한국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리스에 대한 이해를 넓히기 위해 읽은 목적도 있지만 책을 읽고 나서는
인류 역사 발전의 원동력이 무엇일까?에 대한 고민이 자연스럽게 들었다.
책 마지막에 기술된 것처럼 인류는 강자와 약자사이에서 벌어지는 시기와 질투, 약탈로 나타나는 전쟁을 통해 발전되어 왔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때마침 소설 <제노사이드>라는 소설을 같이 읽고 있었는데,
두 책 모두가 인류가 가진 전쟁에 대한 잔혹성에 대해 생각해 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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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아주 인상적인 몇몇 대목이 있었는데 내 것으로 만들어 두고 싶어 따로 정리해 본다.

1. 국방력에 대한 그리스인 대처 (p219)
현대인이 국방력으로 무시무시한 대량살상무기를 건조하는데 비해,
아테네 인은 나라를 지키기 위해 인류 문명의 예술품으로 평가받는 파르테논 신전을 창조했다는 사실에
무척이나 감동을 받았다.
(이 대목에서 일본과 조선의 대비되는 사례가 떠올랐는데, 똑같은 철을 어떤 나라는 우수한 종을 만들었고 다른 나라는 도(칼)를 만들었다. 그렇게 환경과 민족성에 따라 국가는 달리 변화/발달해 간다)

2. 페리클레스의 추도연설 (p222)
펠로폰네스 전쟁 중에 행한 전물자의 넋을 달래는 추도연설문에 기술된 문장하나하나가 참으로 주옥같았다.
몇 천년 전에 씌여졌음에도 불구하고 그 글귀가 너무나 아름다웠고 그리스인들의 문화와 정신이 얼마나 멋졌는가가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3. 도편추방과 대중참여
정적들을 제거하기 위한 도편추방과 인민재판식으로 전쟁에 패한 장군들을 광적인 흥분상태에서 판결하여 처형한 대중민주주의의 위험과 부정은 인터넷에서 행해지는 마녀재판식의 여론호도를 행하고 있는 우리에게 많은 부분을 시사하는 것 같다.

4. 아테네인들의 위대함
스파르타와의 경쟁관계 그리고 페르시아의 위협으로 시작되는 전쟁의 소용돌이에서도 문화와 예술에 대한 열정을 잃지 않는 부분에서 그리스인들이 얼마나 정신적으로 위대한가가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부러웠다. 멋진 민족이다. 그리스놈들.

5. 소크라테스의 죽음이 주는 비국
소크라테스가 죽게 된 원인을 소크라테스가 가진 오기와 대중민주주의 경망함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적고있는데 이런 해석이 신선하고 상당한 설득력으로 다가왔다. 이 대목에서 제갈량의 견제와 자신의 오기가 맞물려 죽게된 관우의 처지가 오버랩되었다.
또한 가장 위대한 세기에 행해진 가장 위대한 사상가의 죽음에도 불구하고 사회에 별다른 파문이 없었다는 것.
그 자체야 말로 소크라테스의 비극이자 아테네의 비극이라는 저자의 지적에 격한 공감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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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dymiae

글쓰기를 통해 내적 평안함을 얻는 경험을 종종 하고 있습니다. 이 곳에서는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진솔하게 글을 쓰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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