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이 가져다 준 뽀뽀

1.
한달 전쯤인가
첫째 제라드가 유치원에서 그려온 그림에
아빠만 없는 것에 대한 슬픔을 적은 적이 있었다.

나는 그렇게 가장의 역할을 하기 위해 돈벌이에 내몰려,
그림에서조차 아빠라는 존재가 그려지지 않은 것에 대해 눈물을 흘렸었다.

요즘 제라드는 공룡에 빠져 있는 중이다.
7살 내외의 사내놈들이 흔히 그렇듯이…
얼마 전 공룡사진들을 프린트 해달라고 부탁을 하길래
공룡들이 이쁘게 나온 사진들을 구글에서 찾아 프린트를 해다 주었다.

그리고 거실에 제라드와 함께 앉아
클립폴더에 공룡사진을 한장 한장 넣으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프린트 된 공룡사진들을 클립폴더에 다 담고 난 후,
그 고집쟁이, 심술쟁이 제라드가
살포시 나를 안으며 ‘아빠 사랑해요’라고 말을 해왔다.

‘아빠 사랑해요’라고..
얼마나 듣고 싶었는 말이었는지..

그리고 제라드와 실로폰을 함께 연주하고
태권도에서 배운 태극1장, 태극2장 품새를 아빠에게 보여주고
종이퀴즈를 함께 논 후에야
크리스마스 트리가 반짝이는 거실에서 서로 잠들었다.

 

2.
좋은 아빠, 친구같은 아빠가 되겠다는 다짐은 누구나 하지만,
그것을 위해 꾸준한 관계의 물을 주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아빠들이 그렇게 하지 못한다.

여전히 바쁜 삶에 내몰려 야근을 하기 일쑤고
많은 인간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그들과 더 많은 시간을 먼저 보낸다.

가족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우리 가장들은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가족들이 아빠를 가장 많이 필요로 할 때가
아빠가 밖에서 가장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시간이며
가족들이 더 이상 아빠를 필요로 하지 않을 그때는
비로서 아빠가 쉴 수 있는 시간이라는 사실은
우리를 참으로 슬프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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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dymiae

글쓰기를 통해 내적 평안함을 얻는 경험을 종종 하고 있습니다. 이 곳에서는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진솔하게 글을 쓰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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