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심한 쉼표

1.
아주 꽤나 추위가 심한 금요일 밤이었다.
기온은 금년 들어 가장 추운 때라고 뉴스에서 이야기 하고 있었고
바람은 심하게 얼굴을 때렸다.

그날은 이상하게 일이 그리되려 그랬는지 그 신발을 신고 나왔다.
길이 젖으면 신발과 양말이 모두 젖는 그 운동화를..
가는 내내 지하철에서 몸을 심하게 떨었고
지하철 역에서 내려서, 종종 걸음으로 집을 향해 걸어가며
계속 무언가를 중얼중얼댄 것으로 기억한다.
그만큼 추웠을게다.

집 현관문을 열자마자 옷을 다 벗고 뜨거운 물에 샤워를 했고 잠을 청했다.
다음 날에 깨끗하게 일어나길 바라며…
불행한 예감은 왜 틀린적이 없나라는 노래 가사는 여지없이 들어맞았고
나는 이 몸살이 꽤나 오래 갈 것임을 느낌을 알았다.

2.
프로젝트가 막판이다.
10여년간을 일해오며 이런 프로젝트의 진행은 처음이다.
인력부실, 이면계약, 협력업체의 안하무한, 계약직들의 근태태만, 부실인력의 투입으로 인한 기간 연장, 인력들의 무단도망 등등
수도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우여곡절끝에 아슬아슬한 줄타기로 마지막까지 왔다.

이제는 끝이겠구나 싶었는데,
마지막까지 고생을 같이 해오던 유일한 한 명의 팀원이 그만하겠다는 메시지와 함께 더 이상 출근을 하지 않았다.
그 악재 중 악재가 터진 정확히 일주일 후 나는 뻗었다.

3.
간절히 하나만을 기도했다.
내게 감당할 수 있는 시련만 달라고.
그리고 그 시련에서 포기하지 않고 일어설 수 있게 해달라고.

4.
왜 시련을 준 것에 대한 원망이나 분노는 없었을까?
단순한 몸감기일 수도 있었을텐데 왜 그간 심하게 앓았던 스트레스의 분출이라고 생각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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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dymiae

글쓰기를 통해 내적 평안함을 얻는 경험을 종종 하고 있습니다. 이 곳에서는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진솔하게 글을 쓰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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