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의 힘, 그리고 사골만두국

요즘 저는 유니컨의 수업축제인 찰스 두히그의 <습관의 힘>을 읽고 있습니다.
제목에서 대충은 어떤 내용인지 알 법하여 그 끌림이 약했지만
막상 책장이 넘어가면 갈수록 점점 흥미롭더군요.

습관이라는 뻔한 메시지를 과학적인 매커니즘으로 사례와 함께 풀어내니 참으로 재미나게 읽힙니다.
오늘은 이 주제와 관련된 내 최근 아침 일상의 작은 사례를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최근에는 아내가 만들어 놓은 냉동만두를 꺼내 사골국물에 끓여먹고 출근합니다.
이 기쁨이 참으로 많은 만족을 줍니다.
내가 자란 곳에서는 어렸을 때부터 겨울이 되면 만두를 만들어 사골국물과 함께 끓여먹었습니다.
꼭 설날이 아니어도 말이지요.
(오히려 서울 사람들은 떡국을 먹는다는 사실에 문화충격을 받기도 했으니까요.

저희 고향에서는 떡을 넣지 않습니다. 그냥 그건 악세사리일뿐. ^0^)
한번은 아내가 자기가 직접 만두를 만들어 보고 싶다고 말하더라구요.

어느날 퇴근길에 아이폰으로 도착한 문자에는
퇴근길에 두부랑 당면이랑 잘 만들어진 만두피를 같이 사오라는 메시지가 담겨있었습니다.

아내는 서울에서 자란터라 만두를 그리 즐기지 않는 사람입니다.
더구나 사골만두국은 더 그렇지요.
시댁에 와서 처음 접한터라, 자기가 만들면 얼마나 잘 만들겠나 싶어서 그냥 그래보라했습니다.
막상 아내가 만든 만두를 먹어보니 제법 맛이 났고
그 이후 몇 번더 만든 만두는 어렸을 때 먹던 어머님의 손맛과 거의 유사한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요즘은 이 사골만두국을 끓여먹고 출근하는 재미에 폭 빠졌습니다.
아침 출근길에는 이 사골만두국 때문에 일찍 일어납니다.
대부분이 사람이 그렇듯, 나 역시도 알람이 울리면 밍기적 대는 것이 일반적인 패턴인데
사골만두국을 먹을 생각을 하니, 잠이 덜깬 상태인데도 침이 꿀떡 넘어가는 것이지요.
그래서 이불을 박차고 바로 일어난답니다.

또 하나.
저녁에는 1주일에 3~4회 운동을 하고 나서 소식을 하고 있습니다.
운동 후, 단백질 보충의 개념으로 요구르트와 삶은 계란을 먹는데
이게 10시 이후에는 아주 곤혹스러워요. 배가 고파서 말이죠.
운동 후의 상쾌함과 배고픔 고통이 함께 느껴지는 이 상황이 참으로 이러니합니다.

잠자기 전 가장 이 고통이 극심한데,
그럴때마다 머리 속에서 내일 아침에 먹을 사골만두국을 생각합니다.
그러면 그 배고픔의 통증이 덜해 쉽게 잠자기 전에 먹는 유혹을 뿌리칠 수 있습니다.

 

<습관의 힘> 1장에서는 신호-반복행동-보상이라는 매커니즘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는데
어느 날, 내가 아침에 먹는 사골만두국에서 보이고 있는 행동이
이 매커니즘에 크게 벗어나지 않는 듯 하여 이런 글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지금은 내 스스로의 행동을 자세히 관찰하고 다른 부분으로 확대할 수는 없을까를 고민해보고 있는 중입니다.

사골만두국 하나에 번지르르하게 너무 큰 의미를 부여했나요? ㅎㅎ
여러분만의 사골만두국에 해당하는 아침 음식으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그 하나의 기쁨이 너무 강해 다른 유혹을 참을 만한 것들이 있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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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dymiae

글쓰기를 통해 내적 평안함을 얻는 경험을 종종 하고 있습니다. 이 곳에서는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진솔하게 글을 쓰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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