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나자마자 글쓰기

요즘 나는 우리 유니컨들과 함께 <일어나자마자 쓰기>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글쓰기 훈련을 위한 기초 실천과제이자 자조력을 겸한 훈련이지요.
글쓰기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일종의 기초체력 훈련과 같은 트레이닝인데
자조력이랑 같이 겸해지니 약간 묘한 느낌입니다만,
만약 자조력이 같이 더해지지 않았다면
이 <일어나자마자 쓰기>는 내게 생동감을 주지 못했겠다라는 느낌이 들때가 있습니다.
하루하루 몇일차에 걸쳐 연속으로 실천하고 있는지,
또 얼마만큼을 하고 있는지 총량을 게시판에 적고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일어나자마자 쓰기>를 하고 나서
얼마 만큼을 했나를 적는 이 카운트가 묘한 성취감을 줍니다.

자기계발서들이 말하는 큰 성공의 공을 굴리기 위한 작은 성공의 매카니즘 같은 건데
저는 이런 부분에서 묘한 성취감과 힘을 얻습니다.
연속일차가 누적되는 그 쾌감이 참 묘하거든요. ^^
이 숫자를 적노라면 치열하게 하루의 삶을 열고자 했던 300일 새벽기상때가 생각납니다.
아마 내가 가진 수많은 기질 중, 자조력과 같은 특성을 좋아하는 요소가 있었기 때문이었겠지요.
(생산성을 높이는 이런 기질이 나는 자연스럽고 사랑한답니다)

아침 혹은 새벽 몇시에 무조건 기상해서 글을 써라라고 했다면
그 규칙이 주는 엄청난 압박과 중압감으로
글쓰기의 재미를 느끼기도 전에 나가 떨어졌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계획성에 대한 압박감을 싫어하는 유니컨이라면 더 했겠지요.

그래서 유니컨 마스터 양평 연지원 선생님(이하 유마 양지원)께서는
강한 규칙보다 일어나자마자 쓰라는 식으로
유연하면서도 규칙적인 룰을 정해주시지 않았나를 생각해 봅니다.
(한 없이 유연하게만 보이는 선생님이, 이런 숨은 전략을 심어 놓았다는 그 지혜를 탄복하지 않을 수 없네요)

아침을 기상하자마자 일어나 잠들어 있는 아이맥을 깨웁니다..
그리고 구글에 접속합니다.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묻는 입력창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넣고 <구글 드라이브>로 들어갑니다.
여기서 잠깐 <구글 드라이브>를 설명하자면
워드, 엑셀과 같은 문서들을 온라인상에서 작성하고 저장해주는 서비스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걸 전문적인 용어로는 클라우딩 데이터 서비스라고 하는데, 잘난척은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쉽게 이야기 하면 에버노트와 같은 서비스라 보시면 되겠습니다.

로컬에서 작성한 문서를 쉽게 올릴 수도 있고,
언제 어디서든 쉽게 열어볼 수 있어 사람들이 많이 좋아합니다. 저 역시 구글의 서비스를 애용하는 편이지요.
어쨌든 <구글 드라이브>에 들어와 저장했던 모닝페이지 폴더로 찾고
오늘의 날짜를 입력하면서 <일어나자마자 쓰기>는 시작됩니다.
그리고 옆에 있는 아이폰의 스탑워치를 스타트합니다.

글을 쓰겠다고 일어나자마자 덤벼드니
당연히 어떤 것을 쓸 것인가에 대한 생각도 준비되지 않았고
무얼쓸까에 대한 고민시간도 없이 그냥 시작합니다.

눈은 반쯤 감겨져 있고 고개는 오른쪽으로 젖혀져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키보드에 얹은 나의 손은 연실 무언가를 두드립니다.
그런데 그렇게 하고 있는 이게 참 신기해요.
뭔가에 대한 생각도 없는데 손은 아무 내용이나 그냥 막 치고 있다는 그 사실이…
그렇게 대략 3분이나 5분 정도가 지나면
타이핑을 하고 있는 오늘의 글에 대해 기어변속을 통해 좀 더 가속도를 붙여야겠다라는 느낌이 옵니다.

그러나 내용은 여전히 모호하고 쓰레기 글일 때가 더 많습니다.
이때부터는 잠도 거의 다 깨고
고개도 바로되고 모니터에 대한 집중력이 높아짐을 인지합니다.
글쓰기에 대한 몰입이 일어나는 순간입니다.
나탈리가 이야기 한 그 글쓰기의 원칙들이 몸으로 체화되는 느낌입니다.

<일어나자마자 쓰기>를 하면서 그녀의 책을 읽으니
그녀의 책에 대한 이해와 깊이가 다름을 느껴집니다.
또 유마 양지원 선생님께서 수업시간에 이야기 했던 것들이
총체적으로 이해되는 느낌이 드는데, 이런 느낌이 참으로 좋습니다. 이런 배움이 참 좋습니다.
이것이 선생님께서 말한 진정한 학습의 싸이클인가 봅니다.
이론으로 배우고 훈련을 통해 익힌다는 그 학습의 진정한 의미말입니다.

그렇게 몰입해서 쓸때면 시간이 조금 더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느낌이 들 때도 있고,
오늘은 이상하게 흐름의 몰입이 안돼서 안타까움을 느낄 때도 있고
글쓰기와 관련된 시간에 대한 아쉬움이 들때가 많습니다.
그 아쉬움은 내 아침기상을 더 당기게 만듭니다.

사실이 나는 이 현상이 조금 놀라웠고 신기했습니다.
억지로 무언가를 해야겠다고 설정한 새벽기상은 그토록 힘들고 외롭고 처절했는데,
이렇게 내가 하는 행위의 몰입이
다른 습관으로 연결되는 그 영향력의 효과에 대한 것이라고 할까요.
아무것도 아닌 작은 것일 뿐인데 내게는 굉장한 각성이 되었습니다.

<습관의 힘>에서 이야기한 핵심습관의 실체를 경험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 내게 있어서 말이죠.
조금은 지나친 이해의 확장일까요? ^^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졸린 눈을 비비며 쓰는 이 글쓰기는
단순한 글쓰기 훈련임에도 불구하고
이것을 통해 삶에서 얻는 지는 것이 더 많습니다.

예찬론이 가득했지만 <일어나자마자 쓰기>하면서 내 마음 속의 모호함이 없지는 않습니다.
일기나 성찰을 쓰지 말라고 했지만
여전히 그런 글들을 많이 쓰고 있는데 이래도 괜찮은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있습니다.
책을 내게 된다면 내가 쓸 프리젠테이션에 대한 주제는 언제 쓰게 되는지에 대한 고민은 여전하지요.

이런 쓰잘때기 없는 글을 쓰는 것이 과연 글쓰기 역량을 강화시킬 수 있는지,
오늘 내가 쓴 원초적 욕망과 부끄러운 행동들에 대한 글들을 혹시나 다른 사람이 보면 어떻하지?
오늘은 그럭저럭 했지만, 내일은 또 무얼쓰지?
다른 사람들은 이걸 하면서 고민이나 힘겨움은 없는걸까? 나만 이런걸까?
하는 오만가지 걱정과 궁금증이 내 머리 속에 가득차 있습니다.

회사일에 대한 스트레스가 꽉 찼는데도
또 스스로 스트레스를 패마(패밀리 마트)에서 한 가득 사온 느낌입니다.
그렇지만 믿고 가보자라는 명제가 나를 구원했습니다.
내가 항상 말하는 <닥치고 실행>을 스스로 실천해 보자고.

‘무엇보다 많은 의심과 궁금증이 있을테지만 저 너머에는 분명히 무언가가 있다.’
‘지금 하고 있는 것을 하고 나면 그것이 보일것이다’라는
유마 양지원 선생님의 말씀을 믿고 따라가보자라는 신념이
내가 가진 기질의 한계를 극복하게 해 줍니다.

유니컨 커리큘럼 중에서 가장 탐탁하지 않게 생각했고,
내게는 가장 불필요한 역량으로 생각했던 글.쓰.기
이 글.쓰.기가
요즘 내 생활에서 쏠쏠한 즐거움을 주는 존재가 되어 버렸습니다.
어쩌면 새로운 것을 알아간다는 지적즐거움의 쾌락이 이런 것일까요?

글쓰기.
나는 너가 매우 좋아졌다.
그래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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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dymiae

글쓰기를 통해 내적 평안함을 얻는 경험을 종종 하고 있습니다. 이 곳에서는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진솔하게 글을 쓰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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