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취하는 자아에 대한 단상

오늘 글쓰기에서는 지난 주말 유니컨 수업에서 배운
<성취하는 자아>와 <만족하는 자아>에 대해 이야기 해 보려 합니다.

나는 전형적인 <성취하는 자아> 유형의 타입입니다.
생산성 높은 결과를 만들어내고 성장을 도모하는 <성취하는 자아>가 나는 좋습니다.
<성취하는 자아>가 지금의 나를 만들었고 사회적으로 많이 이룰 수 있도록 해 주었습니다.

중고등학교 시절 시험 기간이 시작될 때면 가장 먼저 한 일이 계획표 짜기였습니다.
여행 준비 역시도 일정짜기가 가장 먼저였구요.
회사 초년생일 때는 체력관리를 위해, 매일 5시 30분에 일어나 아침수영을 하고 나서 출근을 했습니다.

미국 이민을 꿈꿨을 때는, 1년 동안 5시에 일어나 영어학원을 다니기도 했습니다.
나는 이렇게 계획적이고 성취적인 삶들을 살아왔습니다.
살다보니 어느 덧 나는 <성취하는 자아>의 인간이 되어 있었습니다.

80년대를 살아오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이야기는 노력에 대한 소중한 가치였습니다.
지금 흘린 땀방울이 성공이 되어 돌아온다는 계몽식의 캠페인 문구.
근면과 성실이 어떤 가치보다 중요시 되던 시기를 성장기로 보냈습니다.

즐겨보던 야구만화 주인공들은 그 누구보다도 밤늦게까지 혼신을 다해 노력했었습니다.
모든 만화들이 훈련과 노력의 가치를 그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언젠가부터 나도
노력과 인내에 대한 가치를 중요시하게 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의 매스미디어들도 그때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성공 뒤에 숨겨진 노력>이라는 강의 주제와 동영상은 자기계발에 자주 사용되는 고정레퍼토리 중 하나지요.
숨겨진 노력을 전하는 주제를 담은 동영상은 실제로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전해 줍니다.

발레리나 강수진의 발
멘체스터 유나이트에서 뛰었던 프리미어 리그 박지성의 발
천재 첼리스트라고 불리우는 장한나의 굽은 손
혹독한 훈련을 해왔던 피겨선수 김연아의 발

이 사례들이 전하는 메시지들은
과정의 기쁨보다는 그들의 성과창출을 위한 인내와 훈련의 소중함과 가치를 더 많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런 사회적인 풍토는
만족의 가치를 모르는 <성취하는 자아>가 되도록 하는데 많은 영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균형있는 <성취하는 자아>가 왜 되지 못했을까에 대한 궁금증이 일었고
진솔한 글쓰기로 이 이야기를 써보고 싶었습니다.

왜 나를 비롯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쪽으로 편중된 <성취하는 자아>가 될 수 밖에 없었는지를.
내가 자기만족을 경계하는 또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나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항상 자기타협과 합리화로 동료와 타인에게 폐를 끼치는 사람들을 많이 보아왔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문제가 무엇인지조차 알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동료들과 함께 하는 일들은 항상 문제를 만들어 냈습니다.

그런 경험들을 겪다보니
‘제몫을 다하지 못해서 타인에게 폐를 끼치지 말아야겠다’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습니다.
그러다보니 현재에 대한 만족이
내 자신에 대한 합리화는 아닐까라는 생각이 점점 커졌습니다.
성공은 남들보다 더 나은 노력을 할 때 쟁취된다고 생각해었습니다.
누구보다도 더 많은 일들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항상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그 이상을 추구할 때 나는 더 발전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나는 그렇게 배웠고, 살았습니다.

어쩌면 나는
내가 살아온 시대가 만들어낸 전형적인 타입의 사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인내와 성실이 최고의 덕목인 줄 알고 평생을 살아왔던 내가
<만족하는 자아>를 새롭게 알고
이제는 균형적인 <성취하는 자아>를 해야 한다니 당황스럽고 복잡하기도 합니다.
더 성숙한 내가 되기 위한 지금의 이 배움이 즐겁기도 하지만

때로는 힘들고
가끔은 나를 시들게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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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dymiae

글쓰기를 통해 내적 평안함을 얻는 경험을 종종 하고 있습니다. 이 곳에서는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진솔하게 글을 쓰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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