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이해

그가 여행지에서 올린 그 글들을 읽고 나자 부러움이 일었다.
그 부러움은 내가 못 가본 곳을 갔다는 이유(특히나 해외라는)도 아니고
고가의 물건을 샀다는 물질적 풍요도 아니었으며
내가 보지 못했던 풍광들을 본 질투도 아니었다.

그건
‘여행지에서 어떻게 저런 생각들을 품을 수 있을까?’였다.
비록 태평양을 건너보지 못한 여행력이지만
결혼 초, 나는 꽤나 많은 여행지를 다녔었다.

그 중에서도 태국배낭 여행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나의 여행계획은 철저한 동선설계와 실패없는 음식의 선택,
그리고 가성비(가격대비 성능) 높은 숙박시설의 예약으로 시작한다.
시간적 여유는 물론 경제적 여유가 없는 상태에서 하는 여행이었기에
그 당시 나는 시행착오를 수용할 여유가 없었다.
(그 시절로부터 한창 지난 지금에서야 이런 생각과 말을 할 수 있음에 감사한다. 내 자신의 작은 성장에 대해서도…)

계획된 여행지에서 많은 것을 보고 느껴야만 했고
불확실함이 주는 계획의 틀어짐은
재앙으로 간주되어 불안으로 연결되기 일쑤였다.

태국배낭 여행이 가장 기억에 남는 까닭은
불확실성이 주는 설렘과 기쁨을 경험했기 때문이었다.
‘진정한 여행의 의미란 무엇일까?’에 대해 힌트를 준 그의 글들은
지난 날의 내 여행의 경험들을 떠올리게 했다.

그가 멋졌다.
진심으로 그 글들에 탄복했다.
그가 느꼈던 생각과 그 글들이 무의식적으로 느끼고 있었던 여행의 의미를 잘 설명해 주었다.

여행 책자에서
타인의 여행 후기에서 의미를 찾지 말자.
내 스스로 의미를 찾고 기쁨을 누리자.
여행지에서 해야하는 행위에 대해 집착하지 말고 여행 그 자체를 느끼고 생각하고 음미하자.
꼭 그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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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dymiae

글쓰기를 통해 내적 평안함을 얻는 경험을 종종 하고 있습니다. 이 곳에서는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진솔하게 글을 쓰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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