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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잘쓰기 싶은 마음, 반하는 내 행동

1. 내 선생님은 글을 잘 씁니다. 똑같은 하루 24시간을 살아도, 그는 삶을 독특한 시각으로 바라보고 비평합니다. 같이 갔다 온 여행에서도, 보고 느낀 점을 자기 삶으로 연결해 글로 풀어 냅니다. 심지어 많은 사람들이 열광했던 예능 프로그램을 본 소감에서도 그의 글빨은 매력적입니다. ‘나는 언제쯤 저런 글을 쓸 수 있을까?’, ‘나도 저런 글을 쓰고 싶다’라는 소망을 가져보지만 노트북을 열고 막상 글을 쓰다보면 내 글은 여지없이 초점을 잃고 이리저리 방황합니다. 흡인력을 바라는 건 사치가 됩니다. 내가 글을 잘 쓰기 위해 쏟은 시간이 그가 쏟은 시간에 비할 바가 안된다는 건 제 스스로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하찮은 글을 계속 쓰는 연습을 하는...

그녀의 단점만을 보는 이유

1. 그녀가 들어왔다. 그날도 나는 여지없이 다른 사람들보다 먼저, 그녀의 단점이 먼저 보였다. 그런 내 자신이 의식됐다. ‘조금만 더 생각했더라면 저리 할 필요가 없었을텐데?’ ‘자기가 생각하고 말하는 방식이 저거란 말이야?’ 불편함 감정이 올라왔다. 판단으로 인해 불편한 감정들이 비누방울 거품처럼 떠올랐고 그 감정들에 시간을 쏟음으로써 더 부정적인 생각들은 커져만 갔다. 내가 읽은 책에서는 그것을 에고라고 불렀다. 2. 에고가 점점 커져가자 내 자신이 부정적인 감정에 휩싸여 그 하루가 다 망쳐질 것만 같았다. 부정적인 감정들을 없애려는 힘든 노력을 하기보다 그 감정을 느끼는 나를 인식하는 것으로 조절 방향을 달리 했다. 다만 그 감정에 휩싸이지 않도록 나는...

아내가 돌아왔다. 이제 끝났다

끝났다. 10일 동안 두 아들과 함께 한 홀아비 생활이. 끝났다. 이제 큰 아들을 등교시키기 위해 아침 실랑이를 하지 않아도 된다. 눈도 안 떠지는 둘째 놈의 옷을 입히고, 양말을 신겨 등에 업고 유치원까지 데려다 주어야 하는 고생도 끝났다. 30~40분이 늦은 출근으로 인해 고객사 담당자의 눈치를 보며 내 자리를 찾아 들어가야 하는 민망함도 이제 끝이다. 학교에 다녀와 오후 내내 집에 혼자 있을  큰 놈과 12시간을 유치원에 있을 작은 놈을 위해 칼퇴근을 하는 무모함도 이제는 끝이다. 출근도 늦었으면서… 어미새가 둥지에 있는 아이새들을 먹이기 위해 저녁을 사날라야 하는 것도 끝이고 매타작이 번번히 일어나는 숙제 시키기와 목욕 시키기, 안자겠다고 버티는 두 놈들과의 실랑이. 이 모든 것이 아내가...

요리에 대한 동경

기술적인 측면에서 배움을 논하기 보다는 막연한 동경적 자세로써 요리를 배우고 싶다는 마음이 있다. 요리에도 그 분야가 다양하겠는데, 프랑스 정찬 코스 요리를 배워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 요리를 배워 내 이름이 달린 레스트랑을 개업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일상에서 내 가족과 내 지인들을 대접하기 위한 실력을 갖추고 싶다. 그러고 보면 목적에 비해 그 배움이 높아 보이긴 하다. 가수 양희은 씨는 자신의 요리를 지인들과 방송을 하는 스탭들에게 대접하기로 유명하다. 또 공중파의 한 프로그램에서는 요리를 잘하는 이들의 집을 방문해 그들이 잘하는 혹은 자주 해먹는 요리들을 소재로 한 방송이 있는데, 그들도 요리의 즐거움을 거기서 찾고 있었다. 자신의 요리로 인해 타인들이 기뻐하는 그 모습. 그리고 거기서 얻는 만족감...

BOOK, 우리는 언젠가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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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최근 죽음에 대한 화두에 끌려 알라딘 사이트에서 죽음에 관한 두 권의 책을 구입했다. 한 권은 데이비드 실즈가 지은 이 책 <우리는 언제가 죽는다>와 셜리 케이건이 지은 <죽음이란 무엇인가>였다. <죽음이란 무엇인가>를 먼저 잡았으나 살짝 어렵고 지루해 보여 <우리는 언제가 죽는다>를 읽기 시작했다. 먹고 살기 바빴다는 변명을 자주하게 되는 나이가 되다보니 죽음이라는 단어가 멀게 느껴지지 않는 살고 있는 요즘이다. 죽음은 삶에 어떤 의미를 주는가? 죽음을 위해 어떤 생각과 자세로 삶을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힌트를 찾기 위해 이 두 권의 책을 골랐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 제목은 참 잘 지었다. 하지만 죽음과 삶에 대한 깊은 철학적 화두를 얻기 위한 의도라면...

BOOK, 지금 이 순간의 행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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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살의 나이에 키는 190cm가 넘고 직업은 없으며 병에 걸린 어머니를 돌보는 것이 유일한 일거리인 주인공 바솔로뮤. 바솔로뮤에게는 특별한 어머니가 있습니다. 바솔로뮤의 어머니는 영화배우 <리처드 기어>를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아들 바솔로뮤를 리처드 기어로 착각해 ‘리처드’라고 부를 정도로 빅 팬이었습니다. 현실에서는 무능하고 별 볼일 없는 아들이 <리처드 기어>인척을 할 때는, 병으로 힘들어하는 어머니가 더 많이 기뻐하고 웃게 되니 바솔로뮤는 <리처드 기어>인 척하는 놀이를 계속하게 됩니다. 하지만 결국 어머니는 병으로 세상을 떠나고 바솔로뮤는 혼자 세상에 남겨집니다. 바솔로뮤가 살아가며 겪는 성장을 그린 이야기가 <지금 이 순간의...

BOOK, 자기 앞의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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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클라이막스로 다달을수록 내 감정은 동요되기 시작했고 마지막 대목의 책장이 넘어갈 때는 내 시울은 매우 촉촉해고야 말았다. 촉촉해졌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나서야 타인의 시선이 부끄러워 애써 감정을 추스렸다. 하지만 북받쳐버린 내 감정은 이성의 통제를 벗어나 버렸다. 에밀 아자르(로맹 가리)의 소설 <자기 앞의 생>은 참으로 슬픈 이야기였다. 감수성이 낮은 이성적 사고와 자기중심적인 사고가 가득한 한 남자를 울릴 정도로 말이다. 톨스토이와 같은 대문호들이 만들어내는 문학의 위대함 앞에서는 어설픈 깜냥이나 비판적 사고가 끼어들 여지를 주지 않는다. 그저 파도처럼 나를 향해 덮치는 감동을 온 몸으로 맞을 뿐이다. 이 책을 읽었다는 사실은 상당한 행운이며 읽게 해준 그 무언가에 대해 고마운 마음이...

‘처음 봤을 때처럼 유쾌함이 안 묻어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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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죽잠바 한 번은 전 직장에 근무했을 때, 회사 대표가 내게 가죽 자켓을 하나 가져다 주었다. 그 때는 브랜드가 뭔지도 모르고 받았는데, 몇 년후에야 그 브랜드가 <마크 제이콥스>라는 사실을 알았다. 자켓은 보들보들하고 가벼웠다. 디자인도 개장수를 연상하게 하지않고 맵시나는 느낌을 주는, 국내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스타일 가죽잠바였다. 얻었지만 나는 그 가죽잠바가 마음에 들어 한 동안 꽤 자주 즐겨 입고 다녔다. 하지만 입고 다니는 내내, 내 동료들과 친구들은 나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해주었다. 옷과 내가 따로 노는 듯한 느낌이라고… 내 첫 강의에 대한 피드백을 읽으면서 나는 그 때 그 기억이 떠올랐다. 무난함 무난함 강사과정을 준비하면서 내가 가장 많이 들었던 피드백이 바로...

유쾌함과 경박함에 대한 단상

1. 유머를 통해 타인을 즐겁게 할 줄 안다는 것은 확실히 매력적인 재주 중 하나다. 그룹 에너지를 높이고 구성원들에게 활력을 불어넣어 사람들의 웃는 얼굴을 보는 것. 상대에게 도움이 되는 존재만큼이나 즐거움을 유발하는 것도 자기 가치가 될 수 있다. 이런 유형들은 대체적으로 사회나 조직에서 인기가 많고 이런 저런 많은 곳에서 필요로 한다. 특히나 관리 피라미드의 위쪽에 있는 사람일수록 더 선호한다. 이로 인해 이들은 자신이 인정받는다는 느낌, 나를 필요로 한다는 느낌을 더 많이 받게 되며 나아가 자신감이 향상되는 효과까지 얻게 된다.   2. 유쾌함에는 건강한 유쾌함과 건강하지 못한 유쾌함, 두 가지가 있다. 건강한 유쾌함이란 모두가 웃고 즐기는 것을 말한다. 누군가가 그 과정에서 감정 상하거나...

BOOK, 일리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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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3주라는 긴 시간 동안, 그리스 서사시를 한 편을 읽었다. 그 이름은 호메로스의 <일리아스>다. <일리아스> 안에는 성경과 삼국지에 비견할 만큼이나 징글징글하게 많은 장수들의 이름이 등장한다. 그들은 서로의 목적을 위해 싸우지만 그 싸움은 인간계로 그치지 않는다. 올림푸스 산에 있는 그리스 신들은 전쟁에 참여한 인간 중, 자신이 아끼는 인간을 돕는 것으로 트로이아 전쟁에 개입하게 되며 이로 인해 신들 역시 양갈래로 나뉘어 싸우게 된다. (물론 그 중심에는 인간 아킬레우스와 신 제우스가 위치한다) 흔히 ‘트로이’하면 트로이 목마와 아킬레우스를 떠올린다. 2004년에는 볼프강 페터젠이라는 감독이 트로이라는 이름으로 현대적 감각에 맞춘 영화를 세상에 내놓기도 했다...

indymiae

글쓰기를 통해 내적 평안함을 얻는 경험을 종종 하고 있습니다. 이 곳에서는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진솔하게 글을 쓰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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