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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가 사는 법 (1편)

J

1편. 고착화되는 기질의 어두움 판단(Judgement). 내가 타고난 이 기질은 업무수행 또는 일상에서 생산성을 높이지만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듯이 단점도 많다. 올해 유독 판단형 기질이 갖는 어두움을 자주 느낀다. 1) 불편함 자신이 생각한 틀에 맞지 않거나 단점이 먼저 보여지면 불편함이라는 감정이 생겨난다. 그 감정은 관계형성을 지연시키거나 아예 불가하게 만든다. 이로 인해 불필요한 커뮤니케이션이 유발되는데 장기적으로 볼 때는 효율성이 낮다. 2) 미수용 선-판단은 대상 자체를 올바르게 보지 못하게 만든다. 이로 인해 대상 혹은 지식, 의견들이 갖는 장점이나 올바른 이해를 보지 못하게 한다. 새로운 개념이나 새로운 가치를 배울 기회에 스스로 장벽을 세우는 꼴이다. 3) 두려움 자기가 갖고 있는...

미리 본 은퇴 후의 삶

어느 날 저녁, 대학 동기와의 식사자리에서 동기는 나와 안면식이 있는 친구 근황을 이야기 해주었다. 그는 최근 잦은 이직과 이혼으로 힘들어했는데 얼마 전 새로운 일을 찾았다고 했다. 물류 상하차 일이었다. 그 일을 시작하기 위해 차도 새로 장만해야했다. 그는 새벽 4시 30반에 일어나 상하차를 위한 물류창고를 향한다. 물류창고에 도착해 물건을 상차하고 그 날 배달해야 할 매장들을 돌아다닌다. 일은 오후 2시에 끝난다. 집에 들어와 식사를 하고 잠깐 쉬었다가 또 다른 배송일을 하기 위해 집을 나선다. 급여생활자를 할 때 받던 월급에 한 참 모자르기 때문에 가정경제에 좀 더 보탬이 되고자 스스로 2탕 뛰기를 선택했다. 모든 일을 마치고 돌아오면 저녁이 되고 다음날 새벽 출근을 위해 일찍 잠에 든다. 그럼에도...

가족들이 떠난 빈 공간

가족들이 여행을 떠나고 나서 첫 주말을 맞았다.
나홀로 1박 2일 여행이라도 다녀올까라는 생각에 버스표를 끊었지만
기록적인 한파로 집 수도관이 모두 동파되는 사태가 발생하는 바람에
여행계획은 취소했다.
나 혼자, 주말 이틀 동안을 집에만 있었다.
좁아 보이던 집은 넓었다. 나 혼자 있기에는 큰 공간이었다.
혼자 요리를 하고,
혼자 설겆이를 하고,
혼자 빨래를 돌렸다.
그 큰 공간에서 아무 소리 없이
혼자 조용히 가사일을 하며 생활한다는 것은 알 수 없는 느낌을 전해줬다.
고요함, 쓸쓸함, 적적함, 평온함 .
이 모든 것이 뒤섞인, 설명할 수 없는 분위기가 가족들이 떠난 빈 공간을 채웠다.
나는 그 공간에서 혼자 생활하는 중이다.

변화되는 나

2017년 새 해 첫날에는 집 가까운 산을 올랐다.
많은 사람들이 산에 올라 새 해 첫 일출을 보며 새해 목표를 다진다.
신년 목표도 없었고 하고 싶은 것도 딱히 없었다.
나는 그냥 산을 찾았다.
뭐라도 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비참함에 떠밀려 산을 찾았을지도 모른다.
올해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여전히 인생의 목표는 부재 중이고
사고 싶은 거, 하고 싶은 것도 없는 무욕구 상태인 내 자신이 자주 발견된다.
나쁘지 않은 변화도 있다.
외향이었던 내가 사람들과의 만남을 조절하고
활동적이었던 내가 조용하고 평온함을 주는 글쓰기를 좋아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내가 버리고 싶은 기질적인 단점들은 여전히 남아 있다.
더 강화된 채로.

Book, 금융은 어떻게 세상을 바꾸는가

B

이 책의 저자 <이종태>씨는 책 서문에서 금융의 강화에 대해, 대단히 비판적 입장을 취하고 있음을 밝히면서 독자들에게 이를 감안해 읽어주길 당부하고 있다. 책을 읽는 동안, 저자의 비판적 기조가 자주 느껴진다. (사실 책 자체가 그렇다) 특정 독자들에게는 호불호가 갈릴만한 단어 혹은 비유들도 꽤 많이 등장한다. 한국이 외환위기를 통해 금융시장을 개방하게 된 것은, 부부가 이혼했는데 주변에 매력적인 이성들이 득시글거리는 상황 미국 제조업에 비해 동남아시아 노동자는 상당히 싼데, 기업들이 마음껏 노동자 쇼핑을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금융자본은 가난해진 대중을 다시 한 번 착취한다. 시민에게 대출폭탄을 안겨 이자수익을 내기 때문이다. 이는 상위 1%가 전세계 부의 반을 소유하는 금융자본주의에 대해...

채용공고가 준 진정성

정말 오랜만에 가슴 뛰는 경험을 했다.
우연히 본 그 서비스는 보면 볼수록 매력적이었다.
비지니스 모델의 독특함이 인상적이었는데, 서비스의 완성도와 마케팅에 또 한 번 놀랐다.
서비스를 탐색할수록 더 많이 알고 싶어졌다.
채용공고에 기술된 공고 내용을 읽어봤다.
자신들이 어떤 회사인지, 어떤 사람을 원하는지, 입사를 하게 되면 어떤 일들을 하게되는지를
진솔하게 예의를 갖추어 설명하고 있었다.
지원자들에 대한 이런 진정 어린 태도를 가긴 기업을 한 번도 보지 못했다.
‘이런 회사에서 일해보고 싶다’라는 강한 욕구가 일었다.
회사의 리더가 궁금해졌다.
어떤 품성을 가진 리더일까?
이 회사가 어디까지 성장할까가 궁금해진다.

흐르는 시간과 삶의 의미

시간이 정처없이 흐르기만 한다면 시간과 나는 서로 분리된 관계일 수밖에 없습니다.
시간이 흐르더라도 그것이 나와 연관되어야 삶은 의미를 갖게 됩니다.
 
활짝 핀 꽃도 볼 틈 없이 지나간다면 그 봄이 나와 무슨 상관이겠습니까.
– 이철민

어떤 글이 공감을 불러일으키는가?

* RSS를 통해 우연히 글을 하나 읽게 되었다. 그 글에는 대단한 필력 대신 메모판으로 그린 듯한 조악한 그림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조회수와 덧글이 달려 있었다. 그 글은 <퇴사일기 시리즈>라는 연재물로 회사를 다니면서 겪는 힘겨운 일상을 소재로 글을 쓰고 있었다. 지저분한 자취방, 귀찮음으로 뒹굴거리는 자신, 미래에 대한 불안, 고향에 대한 그리움 등등 갑자기 어떤 글들이 ‘독자들에게 관심과 공감을 불러 일으키는가?’가 궁금해졌다.   * 힘겨운 삶에 대한 지침, 그런 삶에 대한 위로의 글들. 최근에 많이 볼 수 있는 그런 글들이지만 모두가 공감하고 인기를 얻지는 못한다. 일부만이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독자들은 비로서 자신의 공감을 표현하기...

날아간 그 날의 계획들

기대했던 그 날의 계획은 거창했다.
계획이 실패할 경우를 대비해
B플랜까지 세워두었다.
하지만
그 날의 첫 단추는 잘못 꿰어졌고
야심차게 세웠던 계획들은 도미노가 쓰러지듯 연쇄적으로 깨져버렸다.
– 8년만의 스노우보딩
– 조조영화보러가기
– 카페에서 글쓰기
– 독서축제 준비하기
내적/외적으로
충만감을 만들어주는 이 생산적 계획들은
오락게임으로 모두 날아갔다.

잦아지는 만남의 횟수

예전에는 5년이 넘도록 얼굴 한 번 보기 힘든 친구들이었는데
언젠가부터 만남의 횟수가 잦아지기 시작했다.
다들 고향을 떠나
하나의 가장으로 밥벌이를 하기 위해
하루하루를 바쁘게 살아가느라 시간을 낼수도 없었지만
지금은 억지로 시간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 잦아지기 시작했다.
또 한 분의 친구 부모님이 돌아가셨다.
우리 친구들은 그렇게 또 다시 만났다.

indymiae

글쓰기를 통해 내적 평안함을 얻는 경험을 종종 하고 있습니다. 이 곳에서는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진솔하게 글을 쓰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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