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불황을 이기는 월급의 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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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판매 사이트에서 분류한 이 책의 카테고리는 재테크/투자일반으로 되어 있다. 20년 이상을 샐러리맨으로 살아온 저자 <양재우>는 자신의 삶에서 지속 가능한 재테크-투자 방법이 무엇을까를 고민했는데 그 답은 바로 고정적으로 받는 월급이었다. 새로운 방법론에 대한 제시가 아니라, 가장 기본적인 원칙에 대한 강조다.
‘절약으로 시작해 투자로 이어가라.’

저자는 이 책을 집필할 때 <구본형변화경영연구소>의 연구원으로 있었다. 구본형 선생님께서는 자신의 제자들에게 미래를 위한 제2의 직업적 탐색은 현재 직무가 기반이어야 한다고 말씀하셨었다.

청춘으로 시작해 중년으로 이어지는 오랜 시간 동안, 대기업 재무팀에서 일하면서 쌓았던 전문성을 바탕으로 그는 자신이 가장 잘 아는 경제라는 분야를 인생전환에 대한 테마로 삼았다. 책 출간이라는 첫 성과로 시작해 <에코라이후>라는 학습 프로그램까지 이어지며 다양한 집필활동으로 은퇴 후 삶을 풍성하게 만들어가는 중이다.

이 책은 그가 만들어가는 아름다운 은퇴 후의 삶에서 아주 작은 한 부분에 불과하다. (나는 운좋게 그가 몸 담았던 그 세계의 변두리에 있었기에 저자의 변신과정을 간접적으로 엿볼 수 있는 작은 행운이 따랐다.)

 

Thinking #01
책을 읽는 동안, 머릿 속에서 책 내용에 대한 많은 의아함과 반론이 떠올랐지만 책을 덮는 순간까지 해결되지는 못했다. 서론은 장황했고, 절약 선언에 대한 타협과 후반에 기술되는 행복론에 대한 내용은 서로 겉돈다. 심지어 <절약을 통해 지출을 수입 대비 50% 내로 낮춰라. 해보면 적응된다>라는 고 정주영 회장의 밀어부치기식 메시지는 (자기계발서에 대한 피로감을 가진 이들에게) 저항감만 불러일으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경제 프로젝트>가 말하는 단 한 하나의 핵심 메시지인 ‘투자하라’에 대해서 나는 아무런 반론이 떠오르지 않았다.

마이너스 삶을 사는 외벌이 가장이 현역에서 밀려나 은퇴라는 종착지에 도착 했을 때 초래할 궁핍한 노후생활에 대해서는 누구 탓도 할 수 없을테니까. 아무도 내 삶을 대신 살아주지 않았다.
아무도.

다른 방법이 없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시작해야 한다. 꿈은 실천을 강요한다라는 강신주 박사의 말이 떠올랐다. 나는 당장 증권계좌를 개설했고, 급여의 일정 부분을 떼어내서 투자를 시작했다. 그러나 이 시작이 1년에 그치지 말아야 한다. 미래는 현재가 만들어 내는 누적의 결과물임을 명심해야 한다.

책 장을 덮고 나서 행동으로 이어지고, 삶에서 변화를 이루어 냈다면 (생각을 활자로 남기는 것보다) 그 책은 그 자신에게 가장 값진 것이라 생각한다. 그 어떠한 책보다도.

 

Thinking #02
<현재를 개선함으로써 미래를 대비하라라>는 솔루션은 진부하지만 강력하다. 저자는 퇴사 전까지 오랜 시간을 샐러리 맨으로 살면서 이를 자신의 삶에서 실천했다. 그리고 이 책은 그 기록물과도 같다.

최소한의 경제로부터 자유롭기 위한 투자 원칙
1. 수익률의 환상에서 빠져 고수익을 쫒지 말아라. 원금의 규모가 커지면 커질수록 수익은 커진다.
2. 원금의 규모를 키우기 위해 다음을 행하라.
– 절약하고 절약하라.
– 수익은 또 다시 원금에 재투자해라.

나머지는 사족에 불과하다. 이 단순한 진리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의 몫이다.
일체유심조.

 

Thinking #03
“수 많은 자기계발서의 저자들은 지금 자신의 자리에 안주하지 말고, 박차고 일어서 과감히 새로운 길로 뛰어들라고 유혹합니다. 그들은.. (중략)”

수 년전 자기계발서의 황금시대가 열린적이 있었다. 만 시간의 법칙은 유행어처럼 번져갔고, 글쟁이들은 평생을 우려먹을 수 있는 사골뼈를 찾은 것에 기뻐해 이를 글감의 단골 소재로 써 먹었다. 그러나 밥벌이를 해야하는 현실은 녹녹치 않았고 대중들은 그 피로감에 지쳐갔다. 그러자 시장은 <힐링>이라고 포장된 트렌드 상품을 지친 대중들에게 다시 팔아먹기 시작했다.

나 역시 미래불안에 대한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30대 후반부터 제2의 직업전환을 모색한 바 있다. 그 과정은 행복했고 즐거웠지만 시간은 오래 걸렸다. 댓가 비용이 적지 않았다. 마이너스 삶을 사는 샐러리맨에게 미래를 향한 투자 치고는 다소 사치스러울수도 있는 비용이었다. 그 여정은 실패로 끝이 났다.

내가 직업전환이라는 여정을 걷는 동안에도 이 책을 읽었지만 저 문구를 발견하지 못했다. 오히려 엉뚱한 글귀에 밑줄이 그어져 있었다. 어찌보면 망치를 든 자의 눈에는 모든 사물이 못으로 보인다는 말처럼 나의 간절함은 오히려 편향된 시각을 갖게 만들었나보다.

저자는 구 선생님의 가르침을 멋진 은퇴 인생으로 만드는데 성공했지만 나는 여전히 그 길을 찾는 중이다. 책이 주는 유익과 더불어 그가 걸었던 숨겨진 그 여정에 공감이 일었다.

어찌보면 이번 <에코라이후> 과정이 불안한 미래를 대비하는 내 두 번째 여정이 될 지 모른다. 이 여정의 끝에, 이전과 어떻게 다른 결말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마크툽.

 

Thinking #04
노후 월 300만원 정도를 얻을 수 있기 위한 최경자 투자 프로젝트에는 독자가 놓칠 수 있는 전제의 오류가 있다.
– 거주가 해결되어 최저 생활비에 영향이 없어야 한다. (즉 집이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 장기적으로 고용이 유지되는 급여생활자이어야 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7년 4인가구 최저생활비를 대도시 기준으로 190만원이라고 발표했다. 집이 없는 4인가족 비정규직 외벌이 가장이 아무리 절약을 한들 최경제 프로젝트를 돌리기는 커녕 시작을 위한 출발선에나 설 수 있을까?

최경자 프로젝트를 돌리는데 있어서 숨쉬고 사는 것만으로도 마이너스 생활비로 연명하는 집없는 가장들에 대한 적절한 항변이 있을까? (이들에게 절약을 하면서 현재의 행복을 놓치지 말라는 메시지는 공염불에 가까울지모른다)

웹툰, 드라마로 제작될 정도로 이슈가 된 대형마트 비규정직들은 하루하루 살아가기가 벅차다. 우리가 마트에서 조금이라도 싼 것을 고르는 동안 그들은 절약이 아닌 생존을 위해 계산대 앞에 서 있는 중이다. (그들의 집에는 아이들이 혼자 있다)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에는 하루 근무시간이 12시간이 넘는 수많은 비정규직들이 있다.
(밤 11시가 넘었는데도 택배를 받는 경우를 종종 경험했다. 주차장에는 택배기사의 가족이 차에 타고 있었다.)

노조에 가입할 수 조차 없는 힘겨운 급여생활자들과 노동자들. 비정규직 비율은 점점 늘어만 간다. 왜 늘어가는지는 자본주의를 공부할수록 이해가 된다. 노동인건비는 점점 하락하고 그 노동력은 언제든지 대체될 수 있다.
저자가 생각하는 것 이상 세상의 양극화는 훨씬 심하고 그 범위는 넓다. (주변세계를 접해 본 이해와 직접 체험하며 살아가는 것은 천치차이다)

최경제 프로젝트가 안정적인 직장에 다니는 급여생활자에게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이 솔루션이 모든 이들에게 적용되지 못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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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dymiae

글쓰기를 통해 내적 평안함을 얻는 경험을 종종 하고 있습니다. 이 곳에서는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진솔하게 글을 쓰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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